2010년 7월 무더위 속의 불암산-수락산 등산
일시 : 2010년 7월 22일(목)
등산 코스 : 불암산 청록약수터(10:10) - 불암산 정상(10:55) - 덕릉고개(11:25) - 수락산 정상(13:00)
- 도정봉(13:30) - 동막골 초소(14:30)
요즘 제게 희망 사항이 두 개 있습니다.
하나는 아프리카의 최고봉 킬리만자로(약 해발 5900미터)의 정상에 올라가 보는 일이고,
다른 하나는 매년 6월 말에 열리는 '불수사도북 오산 종주 산악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여 완주하는 것입니다.
이 중에서 킬리만자로에 오르는 것은 아마 체념해야 되려니 생각하고 있습니다.
킬리만자로 등산 도중 고산증으로 죽었다는 얘기가 심심챦게 들리기 때문입니다.
거의 사경을 헤메다 가까스로 돌아왔다는 얘기도 들었고요.
히말라야에 가겠다고 마음 먹었다면 적어도 어느 정도 등산에 자신 있는 사람들일 겁니다.
그런데도 산악사고가 끊이지 않는다면, 그 만큼 히말라야 등산이 위험한 일이란 얘기겠죠...
우리나라 산꾼들이 참 드셉니다.
별의별 코스를 다 개발하여 돌아다닙니다.
20년 전 정도만 해도 지리산 종주 이외에는 산꾼들 사이에 회자되는 종주코스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후에 백두대간이니, 지리산의 태극능선이니, 지리산 주능선 왕복이니 하는 코스들이 생겨났습니다.
그리고 대략 10년전부터 이른바 '불수사도북 오산 종주' 라는 것이 만들어졌죠.
'불수사도북'이란, 불암산-수락산-사패산-도봉산-북한산을 말합니다.
이 다섯 개의 산을 한꺼번에 종주하는 것이죠.
보통의 등산객이라면 아마도 이 다섯 개를 한 번에 간다는 생각을 못할 것이고,
조금 주력에 자신이 있는 사람이라 해도 약 20시간 내외가 걸릴 것입니다.
산꾼들 사이에 불수사도북이 유행처럼 번지다 보니
이 구간을 달리는 산악마라톤 대회도 생겨났습니다.
몇 개가 있지만 가장 권위있고 유명한 것이, '런다 오산종주 산악울트라 마라톤 대회'란 것입니다.
불수사도북을 가장 멀리 도는 코스이고,
이 구간을 13시간의 제한 시간 이내에 주파해야만 합니다.
매년 6월 하순 경에 500명 제한인원의 신청을 받아 개최됩니다.
현재까지의 최고 기록은 7시간입니다.
참 경외스럽고 공포스러운 기록입니다.
제가 이 '런다 오산종주 산악울트라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여 완주하고 싶은 거랍니다.
시작의 사설이 너무 길었습니다.
엊저녁 동북아재단의 연구비 결과보고서를 작성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니 무언가 조금 늘어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산종주 코스도 익히고 완주 가능성도 타진할 겸 불암산-수락산에 가자' 고 마음먹었습니다.
불수사도북 오산종주는 대부분 불암산의 가장 남쪽 들머리인 청록약수터에서 시작합니다.
그 언저리, 그러니까 중계본동에 들어서면서 사진을 하나 찍었습니다.

중계본동의 옛날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거리 모습
청록약수터는 도로의 앞쪽 끝 부분에 위치해 있습니다.
사진을 찍은 시간이 오전 9시 53분이니 대략 10시 10분경 산행을 시작한 셈입니다.

불암산 정상 바로 아래에서 본 도봉산, 북한산 줄기
등산을 시작할 때는 잔뜩 날씨가 흐려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략 덕릉고개를 넘어서면서 햇볕이 쨍쨍 내리쬐었습니다.
불암산 정상에서 본 조망은 멋졌습니다.
오른쪽 끄트머리의 사패산으로부터 도봉산의 선인봉, 삼각산의 인수봉 등이 아스라히 보이는군요.

불암산 정상을 지나쳐서 인증샷
불암산 정상에 다다른 것은 등산을 시작하고 약 50분이 지난 11시 무렵이었습니다.
너무도 무더운 날씨이고 또 조금 서둘러 산에 오르다 보니 땀이 줄줄 흘렀습니다.
등산복 윗도리의 목 아랫 부분에 땀 자국이 선명하네요.

덕릉고개의 오솔길
불암산과 수락산을 가르는 경계인 덕릉 고개에 다다른 것은 11시 26분,
등산을 시작하고 1시간 15분이 지난 시점이었고, 불암산 정상으로부터는 약 30분 쯤 걸렸습니다.
등산로 주변에는 야생화들이 아름답게 피어 있었습니다.
싸리꽃, 원추리, 산초나무 등의 꽃들이 7월의 산을 뒤덮고 있었습니다.

수락산 정상 인근의 삿갓 주점에서
덕릉고개로부터 수락산 정상에 오르기까지는 약 1시간 20분이 걸렸습니다.
정상을 향하는 도중 숨이 차서 몇 번이나 쉬었다 오르기를 거듭했습니다.
유명한 삿갓주점에서는 시원한 생수를 하나 사서 마셨습니다.
생수 한 병에 2,000원, 작은 컵라면은 2,500원, 신라면은 4,000원 씩 받더군요.
삿갓주점에서의 모습은 녹초가 다 되어 있네요.

수락산의 명물인 홈통바위(기차바위)
기차바위에 도착한 것은 오후 1시 10분, 출발하고 3시간 정도가 지난 시간이었습니다.
기차바위(홈통바위)에는 아주 굵은 동앗줄이 매어져 있습니다.
경사는 제법 가파르지만 동앗줄 덕분에 아주 상쾌히 오르내릴 수 있죠.

수락산 북단의 동막골 초소
수락산 등산의 종점인 동막골 초소에는 오후 2시 반 쯤 도착했습니다.
그러니까 불암산의 청록약수터를 출발한지 4시간 20분이 경과된 셈입니다.
제가 오늘 다녀온 코스를 보통 걸음으로 간다면 아마도 8시간 정도는 걸릴 겁니다.
불암산을 남쪽 끝의 청록약수터부터 북쪽 끝의 덕릉고개까지 가장 멀리 돌았으니 아마 3시간은 걸릴 것이고,
또 수락산 역시 남쪽 끝에서 북쪽 끝까지 갔으니 4, 5시간은 잡아야 할 것입니다.
그러니까 통상적인 등산의 두 배 속도로 다녀온 셈이죠.
하지만 이런 속도로는 '런다 오산종주 산악울트라 마라톤 대회'의 제한 시간을 통과할 수 없습니다.
13시간 이내에 불수사도북을 종주하기 위해서는
오늘 제가 4시간 20분 걸려 지나친 거리를 적어도 3시간 이내에 주파해야만 합니다.
다만 오늘 등산 도중 홈통바위를 지나 동막골 다리로 내려오는 도중 길을 잃어 약 30분 정도 헤맸습니다.
산악마라톤 대회에 참가한다면 평지나 내리막길에서 달려야 하는데 저는 그렇게 하지 않았고요.
또 오늘의 날씨에 비해 실제 마라톤대회가 열리는 6월 하순은 아무래도 조금이라도 우호적일 것입니다.
이런 몇 가지들을 고려한다면 산악마라톤대회 전후에 컨디션 조절만 잘 하면
13시간의 제한시간 이내에 어쩌면 들어올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내년에는 꼭 불수사도북 산악마라톤 대회에 참가하여, 그 완주증을 받아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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