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 기르기

살아가는 이야기 2

2016-09-03 21:19:50


 

우리 집 거실에는 아주 특별한 동물이 삽니다.

바로 달팽이입니다.

나릴래가 고등학교 1학년일 때 우리 집에 왔으니 이제 3년이 넘었군요. 

 

 

 


거실 탁자 위에 있는 달팽이 통

 

 

3년 전 나릴래가 과학 탐구 과제로 달팽이 관찰 실험을 하였습니다.

5명 정도가 하나의 조가 되어 달팽이에게 여러가지 먹이를 주어 본 다음

배설물의 색깔 변화를 조사한다는 주제였습니다.

그때 달팽이를 아무도 데리고 있으려 하지 않아

마음 약한 나릴래가 우리 집으로 갖고 왔습니다.

 

처음 우리 집에 올 때 같은 조의 아이들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합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까 달팽이가 5, 6개월밖에 못 산대. 조금만 데리고 있으면 돼." 

하지만 우리 집에 와서 이미 아이들이 말한 5, 6개월의 7배 쯤 살고 있습니다.

 

달팽이 집을 청소하고 또 먹이를 주는 일은 제 담당입니다.  

달팽이는 신선한 상추와 양상추만을 먹습니다.

또 2, 3주 정도만 지나면 달팽이 집이 배설물로 더러워지기 때문에 청소해 주어야 합니다.

 

달팽이 집을 청소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화장실 바닦에 꺼내 놓은 달팽이

 

 

우선 달팽이를 집에서 꺼내 깨끗하게 그 몸체를 닦아준 다음 화장실 바닥에 놓아 둡니다.

달팽이에게 샤워기로 물을 뿌려 주면 금새 움츠러들지만

조금만 지나도 다시 이마에 난 촉수를 뻗어 올리며 이리저리 움직입니다.

달팽이가 물을 엄청나게 좋아하거든요.

 

 

 


깨끗하게 청소한 다음 새 흙을 채운 달팽이 집

 

 

 


청소를 마친 새 집에 넣어준 달팽이

 

 

 

다음으로는 더러워진 달팽이 집 안의 흙을 쏟아버리고

통의 내부를 깨끗하게 닦아 줍니다.

그리고 나서 새 흙을 통의 밑바닥에 깔아 줍니다.

바닥에 깔아주는 흙은 모래가 많이 섞일 수록 좋더군요.

 

 

 


달팽이 위에 올려진 양상추

 

 

 

이렇게 달팽이 집을 청소한 난 다음에는 즉시 새 먹이를 줍니다.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 주었으니 식욕도 강해질 거라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양상추를 주었습니다.

달팽이 위에다가 양상추 이파리를 세 장 따서 덮어주었습니다.

그랬더니 즉시 달팽이가 머리를 내밀고 갉아먹기 시작하더군요.

 

 

 


머리를 내밀고 양상추 위로 올라오는 모습

 

 


양상추 위로 완전히 올라온 달팽이

 

 

 

제가 달팽이 먹이를 챙겨주고 또 달팽이 집을 청소하는 모습을 보며

나릴래는 굉장히 미안해 합니다.

자기 때문에 아빠의 일이 하나 더 늘었다 생각하는 것이죠.

 

그렇지만 달팽이 키우는 것은 저한테 약간의 즐거움이기도 합니다.

온통 저한테 의지하여 살아가는 생명이 있다는 것에 조금 뿌듯한 느낌이 듭니다.

 

또 다른 집에 갔다면 우리 집처럼 양호한 상태에서 살기 힘들었을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3년 전의 아이들이 말한 대로 반 년이 채 안 되어 죽었을 수 있습니다.

제 보살핌 덕에 달팽이가 3년이 넘도록 비교적 건강히 살고 있다 생각하면 괜히 흐뭇해 집니다. 

 

 

 

 

 

 

 

 

 

 

 

 

 

 

 

 


 

+ Recent posts

@charset "utf-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