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구령(張九齡)의 자군지출의(自君之出矣)

장구령(張九齡)의 자군지출의(自君之出矣)

이런생각 저런생각

2016-04-19 22:16:33



    自君之出矣(자군지출의)  

                            張九齡(장구령)




自君之出矣(자군지출의)   그대 떠나신 뒤로

不復理殘機(불부리잔기)   다시는 베틀에 앉지 않아요.

思君如滿月(사군여만월)   그대 향한 그리움은 보름달 같답니다.

夜夜減淸輝(야야감청휘)   그런데 밤마다 달이 줄어들듯, 제 몸도 야위어 가네요.




성당(盛唐), 즉 당 전성기의 시인 장구령(679-740)이 지은 이별시입니다.

근래 이별시를 세 개 째 올리는군요.

제가 나이들어 너무도 자주 감상적으로 되나 봅니다.


위 시의 주인공도 여인네입니다.

집 떠난 남편을 그리워하며 눈물만 짓는 조용하고 순종적인 아내이죠.


이 여인의 남편은 집을 떠난 지 제법 오래 되었나 봅니다.

잔기(殘機)란 말에서 드러나듯 베틀이 낡아 못쓰게 되었습니다.

집안에 남자가 있다면 망가진 채 내버려두지 않았을 겁니다.

또 남편이 곁에 있다면 여인은 흥에 겨워 길쌈(베짜기)을 하겠지만,

남편이 없으니 마음 붙일 데 없어 무슨 일에든 의욕이 생기지 않는 상태입니다.


세 번 째 구절에서, 여인은 남편에 대한 그리움이 보름달과 같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보름달과 같은 그리움......


이 표현은 여러 가지 생각이 들게 합니다.

남편이 집 떠난지 오래되었으나 그리움이 조금도 퇴색하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남편에 대한 커다랗고 생생한 그리움이 자신의 생활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 주네요.

이 여인에게는 남편이 여전히 세상의 중심입니다.

남편을 향한 지고지순한 사랑과 순정이 잘 드러나는군요.


이렇게 남편에 대한 그리움이 크다 보니 몸은 자꾸 수척해 갑니다.

가슴에 남아 있는 달빛과 같은 시린 그리움,

그리고 남편에 대한 그리움으로 쇠잔해 가는 자신의 몸......

이 여인의 사랑이 우리 마음을 아프게 하는군요.


사랑한다 하여 늘 같이 살 수는 없는 것이지요.

또 사랑이란 감정이 두 사람에게 언제나 같은 농도로 공존하는 것도 아니고요.

한때는 이 사랑 없이 살 수 없을 것 같다고 여겨지던 마음도,

어느덧 변하여 그 사랑에 대해 무덤덤해지기도 하죠.


위 시 속의 남편도 예전에는 여인네를 끔찍하게 사랑했을 겁니다.

하지만 언젠가 마음이 변하고 말았습니다.

아내는 눈물로 자신을 기다리고 있지만, 그러다 몸까지 상해 버렸지만,

그 가여운 사람을 내버려둔 채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있을 수 없죠.

모두 생(生)-주(住)-변(變)-멸(滅)의 과정을 거치게 마련입니다.

사랑도 마찬가지로군요.

특히 남녀 간의 사랑은 참으로 취약하고 슬픈 것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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